지난 달 부처님오신날 연휴를 맞아 온 가족이 인천 승봉도로 1박2일 여행을 떠났어요.
부처님오신날이 할머니 생신이기도 하고, 할머니께서 섬여행을 가보고 싶다고 하셔서 온 가족이 부랴부랴 준비를 했지요.
승봉도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하기 때문에 미리 티켓 예매는 필수에요.
가보고싶은섬 사이트나 어플을 이용하면 손쉽게 예매할 수 있어요.
12시 10분에 출발하는 배를 예매했지만 서둘러 연안부두로 향했어요.
아침을 안먹고 출발했던 터라 연안부두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터미널 내부에 있는 분식집을 찾았어요.
농심가락이라는 분식집이었는데 간단하게 끼니 한 끼 해결 할 수 있는 곳이에요.
음식이 나오면 셀프로 가져오면 되는 곳이고, 외부음식은 반입 금지에요.
라면은 4,500원, 우동은 5,000원, 김밥은 3,500원, 짜장면은 6,000원, 짜장밥도 6,000원
요새 물가가 많이 오른 게 정말 실감이 드네요.
하지만 모든 여행은 아침밥을 든든하게 챙겨먹고 움직여야 하니까 김밥 한줄, 라면 하나 주문했어요.
제가 주문한 라면과 김밥이에요.
다른 가족들보다 빨리 도착해서 아침은 터미널에서 해결이네요.
특별할 것 없는 라면과 김밥처럼 보이지만 여행가기 전에 먹는 거라 더 꿀맛이었어요.
연안부두 터미널 안에는 약국도 있어요. 이름도 터미널약국. 초심플.ㅋㅋㅋ
커다란 배를 타고 갈 거라서 멀미 걱정은 크게 안됐지만 혹시 모르니까 멀미약을 샀어요.
그리고 승봉도는 섬이니까 상비약도 여기서 미리 구매해가면 좋을 거 같아요.
연안부두 터미널 내에 사람이 제법 많았어요.
저는 큰맘 먹고 가는데,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섬 여행을 가는구나 싶더라니까요.
승봉도는 성인 걸음으로 걸어서 한시간 반정도면 섬 한바퀴를 다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섬이지만 갯벌에 소라, 바지락 등의 조개가 잘 잡히고, 낙지도 잡히는 매력적인 섬이에요. 저도 약 10년 전에 다녀왔는데 그때 기억이 너무 좋았어요.
근데 아쉬웠던 건 이 날의 날씨가 썩 좋지 않았어요.
아침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배가 뜨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을 했을 정도로 비가 많이 오더라구요.
다행히 배는 탑승을 했지만 궂은 날씨에 승봉도 여행이 재미없어지면 어쩌나 하는 마음도 조금 들었어요.
갈 때는 코리아스타호 2층 좌석을 타고 갔는데, 제법 배도 크고 멀미도 안났어요.
옛날에 울릉도 갈 때 배멀미로 아주 그냥 고생을 한 기억이 있어서 살짝 무서웠는데 전혀 걱정할 게 아니었어요!
자리도 편하고, 창가자리라서 밖에 풍경 감상 하면서 가려고 했는데
밖은 야속하게 비만 주륵주륵.... 유리창에 맺힌 빗방울 때문에 바깥 풍경은 잘 보이지도 않았어요ㅠㅠ
선상에 나가서 갈매기한테 새우깡 던져주려고 새우깡도 사갔는데...흑흑
그래도 다행히 승봉도에 도착하니까 비가 제법 잦아들었어요. 드디어 승봉도에 입성 꺄 >.<
짐이 제법 많아서(저녁에 펜션에서 구워 먹을 고기 약 10kg 가져갔어요) 혼자 낑낑대면서 캐리어를 끌고 가는데 어느새 사라진 가족들 ㅜㅜ 나만 두고 저기 앞에 가고 있는데 아무도 안도와줘서 혼자 배 사진 한장 찰칵 찍었어요
승봉도 가기 한달 전에 바다로 가는 길목 펜션을 예약해 놓았더니 사장님께서 차로 픽업을 나오셨더라구요!
저희 7명 대가족이 움직이는 거라 살짝 걱정했었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었어요!
펜션 픽업 차량으로 편하게 펜션까지 이동을 했답니다.
예약해둔 방을 안내 받고 찍은 펜션 전경이에요.
나이 드신 사장님 내외 두분이 운영하시는 펜션이라서 세련되거나 화려하진 않아도 꼼꼼하게 관리하신 흔적이 엿보였어요. 괜히 정감가는 펜션 모습이에요.
펜션 내부는 이렇게 생겼어요. 침대가 있는 방은 널찍한 큰 안방이라고 보시면 되고 나오시면 부엌과 거실이 마련되어 있어요. 난방은 엄청 잘되는데 온수는 잘 나오지 않아 씻는 데는 좀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래도 펜션 옆에는 펜션에서 운영하는 제법 큰 슈퍼도 운영하고 있어서 필요한 물건들은 바로 즉각즉각 공수 가능!
그리고 조리까지 할 수 있는 부엌이 있으니 무엇이 걱정이겠어요! ㅋㅋㅋ
바리바리 싸온 짐들을 숙소에 넣어 놓고 근처 횟집에 전화를 해서 횟집 차량을 타고 점심은 거하게 회 한접시 먹기로 했어요. 승봉도까지 왔는데 회를 안먹고 가면 섭하잖아요~!
감사하게도 횟집에서 보내주신 버스를 타고 승봉도 최대 규모의 승봉선창횟집으로 고고~
이 날 마침 자연산 광어가 실한 게 있다고 하셔서 광어 대자 두개로 점심 배터지게 먹기로 했어요.
사장님과 직원분들도 친절한데, 스끼다시 엄청 푸짐하게 나오구요(멍게, 해삼, 꽃게, 전복, 산낙지 등등 없는 게 없어요)
자연산 광어라서 그런지 엄청 싱싱하고 쫄~깃한 게 단맛이 배어나오는 정말 제대로 된 회를 먹었어요.
찐 맛집입니다....
(다음날 점심도 또 여기서 자연산 광어 먹었어요.ㅋㅋㅋ승봉도에서 두끼를 회로 아주 만수르처럼 즐겼어요)
낮술도 한잔 마시고, 진짜 온 가족이 즐겁고 행복하게 점심식사 하고 왔어요.
점심까지 배터지게 먹었으니 다시 횟집 차량을 타고 펜션에 도착~
점심까지 해결을 했으니 이제 승봉도를 제대로 즐기러 갈 차례!
펜션 이름이 바다로 가는 길목인 만큼 바다를 보러 출발을 해 봅니다.
점심 먹은 것도 소화 시킬 겸 바닷가 산책을 즐겨보려구요.
바다로 가는 길목 펜션의 예쁜 간판을 지나 오른편에 난 도로를 따라 쭉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펼쳐지는 바다가 보여요.
도보로 약 3분~5분? 정말 펜션 이름답게 바다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펜션이 맞더라구요.
비가 오는 날인 만큼 하늘이 조금 흐리긴 했지만 역시나 때묻지 않은 자연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더라구요.
철썩 철썩 치는 파도를 보며 잠시 바다멍 물멍 시간도 가져보고 바다 보는 게 조금 지겨워졌을 때쯤에 펜션 사장님께 말씀 드려서 펜션 차량을 타고 온가족이 갯벌체험을 하러 체험장으로 이동을 했어요.
체험 비용은 1인당 4천원이고, 호미랑 장화, 바구니 등 조개 캐는 데 필요한 장비들을 모조리 빌려줘요.
그래서 우비 하나씩 챙겨 입고 갯벌 체험 갑니다~
정신 없이 조개를 캐느라고 갯벌 사진 하나 없고 ㅠㅠ 잔뜩 캔 바지락 바구니만 찍은 사진이 있네요.
갯벌에 미리 종패를 뿌려놓은 건지 바지락이 진짜 엄청 많았어요!
너무 욕심내지 않고, 우리 가족 먹을 만큼 캐오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엄청 많이 캔 거 있죠 ㅋㅋㅋㅋㅋ
한시간 가량 조개를 캐는 데 정신이 팔리다 보니 급격히 몰려오는 배고픔...
승봉도에서 맞는 저녁을 준비하러 다시 펜션에 돌아갈 채비를 했어요.
물론, 갯벌에서 캔 바지락은 주머니에 담아간 비닐봉지에 고이 담아서 펜션으로 가져갔죠!
이것으로 저녁에 조개탕도 끓여 먹으려구요 ㅋㅋㅋ
펜션으로 도착해서는 제가 준비해간 고기들을 꺼냈어요.
이동갈비에서 산 이동본갈비 5kg 와 푸드장에서 산 우대갈비에요.
진짜 실하죠?
가족들 먹이려고 좋은 고기 잔뜩 사서 아침부터 열심히 이고 지고 온 것들이에요.
특히 여기 이동본갈비 너무 맛있어서 가족들 다 먹이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 숯불에 구워먹으면 얼마나 더 맛있게요~
캬.. 보기만해도 군침이 막 돌아요. 펜션 사장님한테 숯불 준비해달라고 말씀드렸더니 저렇게 화력 좋은 숯불로다가 주셨어요. 펜션에서 구워먹는 고기맛 다들 아시죠? 기가맥혀요. 냄새부터 장난이 아니에요.ㅋㅋㅋㅋㅋ
온 가족이 고기 너무 맛있다면서 극찬에 극찬을 하셔서 들고가느라 좀 무거웠는데 마음이 뿌듯했어요!
게다가 진짜 제 입에도 너무 맛있어서 먹느라 사진 찍는 것도 까맣게 잊어버렸다는...ㅜㅜ
고기 양념이 엄청 짭쪼름하고 달콤한데 이게 바로 단짠단짠의 정석인가요
고기 굽는 외삼촌도 고기가 마블링이 너무 실하다면서 자꾸 탐내시더라구요? ㅋㅋㅋㅋㅋ 나중에 보내드려야하나...
안그래도 네고왕 (네고향)에서 이동갈비 하길래 얼른 주문했어요!!
제가 승봉도 갈 때 주문했던 것도 주식회사 이동갈비에서 주문했던 건데 너무 맛있게 먹어서 다음에 또 사야지 했는데
마침~ 또 이렇게 할인을 해주니 안살 수가 없잖아요?
무튼 고기굽느라 고생하신 우리 이모부와 외삼촌과 함께 거나하게 한잔 하고 나서 술에 취해 찍은 사진이 한장 남았네요.
김치며 쌈채소며, 온가족이 합심해서 어찌나 맛있는 것들을 바리바리 싸갔던지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을 것 같았는데 승봉도 여행의 밤도 이렇게 지나가네요.
게다가 이모부께서 서대라고 하는 생선까지 가져오셔서 맛나게 서대까지 숯불에 구워먹고 나니 천국이 따로 없었어요.
그리고 이 날 여행의 이유는 할머니 생신이었잖아요!
육지에서 어렵게~? ㅋㅋㅋ 공수해 온 투썸 딸기초코케이크로 생신 축하 파뤼까지 마무리 하고 나니 승봉도에서의 도란도란 온가족 모인 행복했던 1박 2일 여행은 마무리가 되어 갑니다.
비가 와서 계획했던 고기잡이는 못했지만, 너무 친절하고 많은 걸 베풀어주신 승봉도 바다로 가는 길목 펜션 사장님 두분과 승봉 선창 횟집, 그리고 맛있는 음식들 덕분에 1박 2일동안 우리 가족 너무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냈답니다.
이상 머리도 마음도 편안하게 쉬어갔던 승봉도 여행 후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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