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서 고추 모종 심기, 고추 모종 심는법

며칠 전에 동네 신협에서 고추 모종을 나눠준다는 문자가 왔어요. 종종 신협에서 봄마다 모종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하곤 하는데, 저는 그 시간에 근무 중이라서 받지 못하는 걸 아쉬워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집에 와보니, 베란다에 고추모종이 8그루가 있는 거 아니겠어요? 알고 보니, 엄마가 신협에 들러 고추모종을 받아서 오셨어요.
 
 
 

 
 
작년에 키우던 고추나무 중 단 한 그루만이 월동에 성공하고 나서, 올해는 고추를 키울까 말까 고민 중이었는데 이렇게 고추나무가 공짜로 생겼으니, 안 키울 이유가 없지 않겠어요? ㅎㅎ 은근 키우고 싶었던 것도 맞구요! 헤헤
 
 
 

 
 
게다가 제 블로그에서 “베란다에서 고추나무 키우기” 포스팅이 인기가 제법 많은 것으로 보아 올해도 고추 키우는 포스팅을 멈출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올해는 조금 더 세심하게 올려 보는 걸로 마음을 먹고, 신협에서 받아온 모종 심기에 들어갔어요.
 
 
 

 
 
일단 고추나무를 심을 빈 화분을 준비합니다. 이건 작년에도 쓰던 화분이라서 약간 지저분해 보이지만 깨끗이 씻어서 사용하면 되니까요.

따로 깔망을 깔지 않아도 화분 바닥이 망처럼 되어 있어서 곧바로 세척된 마사토를 약 1.5cm가량 깔아 주었어요.
 
저는 중립 마사토를 사용하고 있어요. 너무 작은 건 물구멍으로 종종 빠져 나가기도 하더라구요. 그냥 보통 화분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물구멍에 깔망을 깔고 그 위에 마사토를 넣어 주시는 걸 추천 드려요.
 
 
 

 
 
마사토 위에는 고르게 배양토를 깔아 주었어요. 흙은 바깥에 있는 흙보다 배양토를 구매해서 쓰시는 걸 추천 드려요. 바깥에서 퍼온 흙에는 우리가 모르는 각종 해충이 살 수도 있고, 지렁이가 살 수도 있어요. 그리고 구매하는 배양토는 다양한 토양과 비료를 혼합하여, 통기성과 물빠짐이 좋도록 식물이 생장하기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흙이기 때문에 배양토를 구입하시는 게 좋아요. 게다가 화분을 채울 때 생각보다 많은 양의 흙이 필요하니까 넉넉히 구비해두시면 원예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적당히 화분에 배양토를 채우고 나서 모종판에서 자라고 있는 고추 모종을 하나 쑥 뽑았어요. 모종판 밑에 동그란 물구멍을 꾹꾹 눌러주면 쏙 하고 잘 빠져요. 고추 뿌리가 엄청 실하게 자란 게 보이시죠?
 
 
 

 
 
이렇게 빼낸 고추 모종을 적당한 간격으로 화분에 심어주었어요.

초록초록한 고추들이 너무 예쁘네요.
 
 
 

 
 
그 다음으로 깻잎도 함께 심어 보기로 했어요. 제가 모종판에서 씨앗부터 키운 깻잎 모종이에요.

부지런히 다른 화분을 준비하고, 마찬가지로 마사토를 넉넉히 깔고 그 위에 마찬가지로 배양토를 넉넉히 담아 주었어요.
 
 
 

 
 
그리고 남은 고추 모종과 깻잎을 적당한 간격으로 심어주면 끝!
 
 
 

 
 
비록 내 명의의 땅 한 평 없지만 집에서도 이렇게 소규모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는 점이 도시농부에게 작은 기쁨이 된답니다.
 
 
 

 
 
새파랗고 초록초록한 고추와 깻잎을 보면서 올 한해 우리집 농사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잘 키워서 삼겹살 구워서 직접 키운 깻잎과 고추를 함께 먹으면 얼마나 꿀맛일까요. 벌써부터 배가 부른 것 같은 느낌마저 드네요. 
 
 
 

 
 
마지막으로 고추와 깻잎 화분에 시원한 물세례를 끼얹으면 이것으로 오늘 농사는 마무리가 되어요.
 
 
 

 
 
시원한 물줄기를 맞는 고추가 왜이렇게 예뻐 보이는지 모르겠어요. 
 
 
 

 
 
파릇파릇한 고추는, 방아다리에서 첫 꽃이 피면 꽃을 꼭 제거해 주시는 거 잊지 마세요! 첫 꽃은 아깝긴 해도 제거를 해야 더 많은 고추가 열리니까요. 올 한해도 풍성한 수확을 기다리며, 고추 심기 포스팅은 여기서 마무리 할게요.
 
 
 

 
 
조만간 고추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면 또 포스팅할게요. 베란다에서 고추 키우는 방법은 제가 다른 포스팅에 상세하게 올려 놓았으니 참고 부탁드려요~
 
 

 
 
도시농부 식집사님들 모두 잘 키우셔서 직접 키운 고추를 수확하는 기쁨도 누려보시고 집안 식탁에 무공해 농산물을 작게나마 올려보시길 바라요!